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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사랑

성경의 첫번째 책, 창세기 읽기 6

성경의 첫번째 책, 창세기 읽기 6

written by Rev. 최현호

 

4. 이삭의 일대기: 무능한 어떤사람 B(24장-26장)

이에 아비멜렉이 이삭을 불러 이르되 그가 분명히 네 아내거늘 어찌 네 누이라 하였느냐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되 내 생각에 그로 말미암아 내가 죽게 될까 두려워하였음이로라(창26:9)

이삭은 아브라함이 인간이 더 이상 자녀를 낳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얻은 약속의 아들이다. 하지만 귀하게 얻은 만큼 총명하거나 어떤 기대를 짊어질만한 그릇이 되지 못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주변의 괴롭힘을 당해 부모의 속을 애타게 했고, 늦은 나이가 되도록 장가도 못 갈 만큼 매력도 없었다. 결혼을 하고서도 아버지 아브라함의 실수를 되풀이한다. 자신의 생명을 두려워하여 이방의 건달에게 아내를 누이라 속이고 만다. 우물을 파면 그 우물을 강탈하려는 이웃들에게 뺏기기 일쑤였다. 또 자녀를 편애해서 둘째 아들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이러한 이삭의 삶은 그 어느 부분에도 탁월하지 않은, 무능함을 드러낸다. 그런 그가 아브라함-야곱으로 이어지는 약속의 계보의 연결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이삭의 조건에서 그 아무것도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왕따에다 매력 없는 이삭을 하나님의 나라를 이어갈 자녀로 선택하신다. 그에게 과분한 여인을 아내로 주신다. 우물과 같은, 유목사회에서 중요한 재산을 빼앗기는 그의 성품을 온유함으로 비쳐지게 해주신다. 이러한 하나님의 전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나라를 위해 찾으시는 사람이 어떤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리숙하고 부족해도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받아들이는 성품을 가진 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5. 야곱의 일대기: 야비한 어떤사람 C(27장-36장)

야곱이 그 아버지 이삭에게 가까이 가니 이삭이 만지며 이르되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하며 그의 손이 형 에서의 손과 같이 털이 있으므로 분별하지 못하고 축복하였더라(창27:22-23)

야곱은 이삭의 쌍둥이 아들 중 막내이다. 그는 이삭이 형 에서를 편애함으로 인해 에서에 대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자라났다. 한편 아버지는 형을 편애했지만, 어머니는 야곱을 편애했다. 그 결과, 야곱은 성품적으로 피해의식과 버릇없음을 모두 가지게 되었다. 안좋은 점들은 그에게 모여있었다.

고대사회에서는 장자권이 중요했다. 그 이유는 장자에게 집안의 재산의 대부분이 상속되었기 때문이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야곱은 그 장자권을 탈취하려고 기회를 엿본다. 우연한 상황에서 야곱은 허기진 형을 팥죽 한 그릇으로 공략해 장자권을 사게 된다. 더하여 아버지의 형 에서를 향한 축복까지도 변장을 통해 가로채고 만다.

하지만 장자권과 축복을 가진 결과는 야곱의 인생을 길고 긴 방랑의 세월로 이끌었다. 야곱은 형 에서의 질투와 추격을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주한다. 절호의 찬스를 붙잡고, 욕망을 성취한 것이 도리어 그의 신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도망자가 되어 노숙하던 외로웠던 밤, 야곱은 하나님을 만난다. 그리고 비참한 도망자 신세인 자신을 다시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신다면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고백하게된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 야곱의 삶은 환난으로 들어가게 된다. 결혼에서 사기를 당해 좋아하지 않는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이다. 진짜로 좋아하는 여인을 아내로 얻기 위해 노동해야하는 시간은 배로 늘어갔다.

하나님을 경험한 이후, 환난의 삶을 경험하는 야곱의 모습을 통해 연단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을 선택하시고, 그가 하나님께서 목적하신 수준의 성품과 삶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연단하시는 분이시다. 이것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야곱의 삶의 오랜 부분을 거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었다.

야곱은 온전하지 못한 성품과 야비한 모습의 사람이었지만, 하나님을 섬기는 계보를 잇는 인물이 된 것이다. 야곱이 이삭의 계보를 잇는 장자가 된 것은 속임수에 의해서였지만, 이런 불완전한 모습의 야곱을 하나님은 긴 시간을 통해 하나님 앞에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는 모습으로 변화시켜 가신다. 하나님은 야곱을 붙들고 끝까지 놓지 않으셨다. 이 점에서 야곱의 일대기는 창세기가 보여주고자 하는 하나님의 일하심, 하나님 나라의 완성과정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