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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사랑

성경의 첫번째 책, 창세기 읽기 5

성경의 첫번째 책, 창세기 읽기 5

written by Rev. 최현호

 

 

* 슬픈 데자부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창11:4)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가족들로부터 다시 인류는 번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은 선악과를 먹었던 때와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하게 된다. 그것은 바벨탑을 쌓아 하나님께 도전하려는 결정이었다. 인류가 창조의 목적을 거스르며 하나님과 같아지려고 할 때, 변함없이 인류는 분명한 한계를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인간은 신이 아니라 피조물이라는 사실이다.

선악과 때와 비슷하게 인류는 바벨탑 사건을 통해서 저주를 받는다. 그것은 언어의 나눠짐이었다. 인류는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세계의 문은 죄의 확산과 더불어 또 다시 형성되었다.

대홍수라는 잊을 수 없는 심판을 받았지만, 인류의 죄는 다시 관영하게 되었다.

 

3. 아브라함의 일대기: 남겨진 어떤사람 A(12장-23장)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12:1-2)

대홍수라는 종말적 심판으로 인류에게 경고하셨지만, 또 다시 죄를 지을 뿐인 인간의 이야기는 절망을 끊임없이 만들어낼 뿐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하시는 방식을 분명히 보여주신다. 더불어 당신의 창조세계를 향한 VISION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신다.

그것은 죄악이 관영한 세대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 당신의 나라를 보존하시고 이어나가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를 향한 VISION은 그 소수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알게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창세기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을 복받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VISION을 위해 선택된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다. 그 사람은 아브람이었다. 아브람은 바벨탑 사건의 여파로 이방 땅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노아의 장남 셈의 후손이었지만, 자신이 하나님을 섬기는 계보에 속해있었다는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 왔다. 이것은 그가 하나님의 VISON을 위한 도구로 부름받기에 합당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해준다.

그의 아버지는 우상을 조각하는 사람이었으며, 아브람 자신은 겁이 많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에 불과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아내를 누이라 속이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아들이 아내에게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삼아 첩에게서 아들을 낳는다.

이러한 아브람에게 하나님은 나타나셔서 ‘큰 민족을 이루게하고, 복을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아브람을 남겨두었다는 이야기와 같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지 않은 아브람이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VISION의 시작점으로 선택된 것은 하나님의 나라의 성패가 인간의 능력이나 역량에 달려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히려 창세기는 아브람과 같이 보통의 심약한 인물이 오랜 시간의 여정을 거쳐 점점 하나님의 자녀다운 모습으로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를테면, 말년에 얻은 귀한 아들인 이삭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제물로 바치려고 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인간 아브람이 인간적인 갈등과 회의로부터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는 한 사람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펼쳐져 나갈 것이고, 하나님께서 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어떻게 일하시는 분이신지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이 처음부터 세상을 빛으로 장악하고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세상에서 조롱당하고 어려움을 많이 겪는 모습으로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든 것을 품고 하나님 앞에 헌신하는 백성들을 드러내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시간 속에서 일하시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