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오케스트라 -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엘 시스테마는 35년 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전과 5범 소년을 비롯한 11명의 아이들이 모여
악기를 들고 음악을 연주한 것을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엘 시스테마는 저소득층을 기반으로 한 아동 음악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베네수엘라 전역 184개의 센터로 세워졌고
35만명을 육박하는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엘 시스테마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마약과 깨어진 가정, 폭력, 청소년 임신문제로 버림받아진 아이들에게
배우는 기쁨이 무엇인지 건강한 경쟁과 도전, 삶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젊음이 넘치는 생동감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엘 시스테마의 대표는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이다.
음악가이자 경제학자로 베네수엘라의 문화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아브레우 박사는 빛을 잃어가는 거리의 아이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음악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열어주었다. 영화중에 아브레우는 이런 말을 한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아이들은 음악으로 마음의 부자가 된다.
일단 음악으로 마음이 풍요로워 지면 그 힘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아브레우 박사의 말 속에 엘 시스테마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듯했다.
엘 시스테마 링코나다라는 센터가 있는데, 이곳은 종이 오케스트라이다.
1200명이나 되는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악기가 부족하다 보니 종이로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악기를 만들고
이것으로 연주를 시작한 것이다.
이곳은 단순히 음악만 가르치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휘자를 따르며 합주를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사회적인 관계와 협동, 단결을 익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은 인성형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아이들의 지성을 계발하고 실질적인 지식과 정서 함양을 도울 수 있다.
집보다는 센터를 좋아하는 아이들, TV앞에 앉아있는 것보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베네수엘라라는 사회속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아주 밝았고, 낙천적인 에너지가 샘솟는 미래였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세계적인 음악가들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과 기쁨으로 자랑하듯이 말하는 엘 시스테마의 선생님들의 인터뷰도 인상 깊었다.
아브레우 박사가 만들어 내는 음악과 오케스트라의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큰 지지를 받으며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엘 시스테마는 이전의 음악교육과는 달리 사회적인 변화도 함께 추구한다.
또한 현대사회의 끊임없는 변화에 유동적으로 적응해 오고 있다.
마약과 폭력, 포르노, 총기 사고 등 여러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협동, 이해, 질서, 소속감, 책임감 등의 가치를 심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가난으로부터 온 자존감 상실을 음악으로 치유 받고 이것은 훌륭한 시민정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엘 시스테마는 사회적인 통합의 역할을 하면서 가족과 가족을 연결시켜주고 하나가 되게 해준다.
현재 184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정부를 비롯해서 사기업, 다국적 기구 등 다양한 경로로 운영자금을 얻고 있다.
또한 운영비의 90%는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다.
정부, 지역 공동체 민간 기업들이 협의를 해서 엘 시스테마가 사회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 록 했다.
엘 시스테마라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35년 만에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음악적 강국이 되었다.
이것은 비교적 빠른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이 만드는 음악은 방식부터 달랐다. 왜냐하면 바로 음악과 친숙하게 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들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바로 리더의 확실한 비전과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그대로 실천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은 문화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여론을 이끌어낸다는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확고한 리더십까지.
한가지로 정치와 음악을 하나의 세계로 묶어낸 절묘한 조화로움에서 나오는 창의성을 성공요인으로 들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중요하다.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는 에너지의 힘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엘 시스테마에서 배운 것은 사회적인 모든 문제의 발단은 소외와 배척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가난한자와 부요한자 모두에게 공통된 자격이 주어져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모두가 균등하게 아름다운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에서도 한국형 엘시스테마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소외계층의 참여율 저조로, 베네수엘라와 같은 효과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불충분한점들을 보충해가면서 노력한다면 엘 시스테마의 영향을 우리나라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엘 시스테마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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