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봉은사역, 지하철역 이름으로 적합할까?

얼마전 9호선 연장 구간이 개통이 되었는데요.

 

'봉은사'라는 지하철 역 이름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남구 지역 주민의 의견은 봉은사역이 아닌 코엑스역을 원하고 있다는데요.

 

2013년 12월 강남구청 주민들은 역명 선호도 조사에서 '코엑스역'을 1위로 선정하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봉은사는 전철역명을 '봉은사역'으로 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봉은사의 요구 후 강남구청은 인터넷 투표를 다시 하였고,

 

봉은사는 불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선호도 조사결과를 왜곡시켰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2014년 2월 봉은사 주지 스님은 박원순 시장에게 지하철역 명을 봉은사역으로 할 것을 요구.

 

박원순 시장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군요.

 

봉은사는 '전통 사찰이며 지역의 유서깊은 대표 지명'이라는 논리인데요.

 

그러나 이러한 봉은사 측의 주장은 지명 제정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봉은사는 종교시설의 이름이지 지명이 아니어서 "봉은사가 지명"이라는 봉은사 측의 주장은 억지라는 것이죠.

 

그러나 놀랍게도 '서울시역명제정위원회'는 봉은사가 지명이라는 주장을 수용하여 역명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서울시 <역명 제정 시 배제 기준>을 살펴보면,

 

"특정 단체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명칭, 특정 시설명, 향후 분쟁과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배제"

 

한다고 되어있답니다.

 

 

 

결국 봉은사 측의 집요한 요구가 수용된 것이죠.

 

그런데 2014년 8월 서울시는 주민들의 1순위 요구였던 '차병원사거리역'을 특정시설명은 쓸 수 없다며

 

 '언주역'으로 결정한 바가 있어서 이번 결정을 의아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또한 봉은사는 절의 역사성을 강조하며 전철역명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봉은사는 조선 초기에 국가가 인정한 36개 사찰에도 포함되지 못했을 정도로 역사적 존재감이 없다고 하네요.

 

봉은사는 1910년 강제병합 이후 일제의 불교정책에 의해 30본사 사찰 중 우두머리 사찰이 된 역사가 있는데요,

 

총독부가 주도하여 만든 조선불교조계종의 초대 종정도 봉은사의 방한암 스님이었다고 하죠.

 

이러한 봉은사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면서, 

 

봉은사가 지하철 역이름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특정 종교의 교회나 사찰이름이 역 이름에 들어간 적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의 경우는 그 앞에 있는 교회나 사찰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화된 일이지만,

 

지하철역 이름을 교회나 사찰의 이름을 쓴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불교 편향적인 정책이라 지적하기도 합니다.

 

서울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다수의 불교단체 자문위원을 역임하였고,

 

여러 불교상을 수상하였음은 물론, '한국 불교계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14'인에 선정될 정도로

 

불교를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표적인 불교 조계종의 본산인 조계사 성역화 사업에 서울시 세금 3500억 원을 지원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조계사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서 친일 단체로 규정한 절이기도 합니다.

 

 

2007년 봉은사는 박원순 시장을 '봉은사 미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으며,

 

2014년 박원순 시장은 봉은사의 요구대로 9호선 전철역명을 '봉은사역'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앞으로 개통될 9호선의 경우 교회의 이름을 붙여달라는 요구에 서울시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집니다.

 

9호선 신방이역(가칭)의 경우 역 앞에 '임마누엘 교회'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곳입니다.

 

 

 

<송파구 방이동의 임마누엘 교회, 교회 앞에 9호선 역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서초역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인 '사랑의 교회'가 있죠.

 

만약 사랑의 교회에서 서초역을 '사랑의교회역'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면 서울시는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궁금합니다.

 

 

또한 9호선 연장 구간에 또한 '오륜역(가칭)'이 있습니다.

 

부근에 '서문교회'와 '오륜교회'가 있지요.

 

그렇다면 '서문교회역'이나 '오륜교회역'으로 지하철역 이름을 변경해달라는 요구가 있다면

 

서울시는 그러한 요구를 형평성의 원칙에 따라 수용할지도 궁금하군요.

 

서울시의 역명 제정 기준에도 맞지 않는 '봉은사역' 결정, 불필요한 논쟁과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봉은사역 지정과 관련하여 문제제기하고 있는 유튜브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