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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그리는 따뜻한 기술, '적정기술'

【 마음으로 그리는 따뜻한 기술, '적정기술'의 사례】

 

 

[출처-pixa bay]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어느 때보다도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극심한 양극화를 겪고 있습니다. 양극화 문제에 대해 경제성장의 빈익부 부익부 현상을 가장 많이 걱정하지만 사실, 기술적 측면의 빈익부 부익부 현상 또한 현재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발전하는 하이이테크(High Technology) 기술 속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누리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 누군가는 여전히 매일매일 물을 길어오고 정수되지 않은 물을 마시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죠. 오늘 소개할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이런 기술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떠오르는 대안 방법입니다. 저렴하면서도 실질적 기술을 제공하는 배려의 기술 "적정기술"에 대해 미리와 함께 알아볼까요?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Technology "적정기술" ◆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술입니다.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하죠.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정수기를 통해 깨끗한 물을 마시는 행위가 지구 어딘가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수십억 원의 자금을 들여 정수시설을 갖출 수 없는 제 3세계의 경우 물을 마시기 위해 매일 수십 km의 거리를 걸어 물을 떠 오기도 하죠. 그러나 그나마 떠오는 물들도 흙탕물인 경우가 허다한데요.

 

life straw

◆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Life Straw ◆

이때 적정기술을 활용한 "Life straw"를 활용하면 제 3세계 사람들도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비록 선진국 도시처럼 모든 것이 편리한 환경 속에서 물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나 해당 공동체의 환경에 맞춰 인간으로서 삶의 질을 끌어올려 주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 부른답니다.

​[출처-pixabay]

◆ 적정기술의 원조 슈마허의 중간기술 ◆

적정기술의 시작은 1960년대 비주류 경제학자인 슈마허로부터 비롯됐습니다. 적정기술은 슈마허의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라는 개념에서 발전된 것인데요. 간디의 자립 경제 운동과 불교 철학에서 영감을 받은 슈마허는 선진국과 제 3세계의 빈부 양극화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중간 규모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경제학자 슈마허 [출처-네이버캐스트]

중간기술이란 원시적인 기술보다는 우수하지만, 선진국의 거대기술에 비하면 소박한 기술을 말하는데요. 슈마허는 기술의 적용에 있어 해당 지역의 상황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설명하면서 제3세계에 서구의 대량생산기술을 적용하기엔 환경적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으므로 저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기술과 현지 재료를 사용하는 데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마련했습니다.

슈마허의 중간기술 개념은 오늘날 적정기술 개념의 바탕을 제시했죠. 이를 발판 삼아 최첨단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어딘가에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이 사람을 위한 가치에 초점을 맞춰진 것이 오늘날의 적정기술이 되었답니다.

인간중심 기술, 적정기술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선진국의 거대기술에는 못 미치지만 삶의 질을 향상하는 인간중심 기술인 적정기술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적정기술의 필수요건은 '낮은 가격(경제성), 현지 자원활용(가용성), 편리한 사용(조작성), 현지환경적응(특수성)'이 가장 대표적인 기준입니다. 다음 아래와 같은 조건에 부합해야지만 좋은 적정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적정기술의 조건 ◆

-낮은 가격

-현지에서 적용되는 재료 사용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활용

-기술 수혜자 중심의 수준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성

 

▲ 차드 사탕수수로 만든 숯

​◆ 폴폴락(Paul Polak)이 말하는 오늘날의 적정기술 ◆

사실, 60년대부터 거론된 적정기술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 차례 몰락을 겪었습니다. 자유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제 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정기술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이죠. 폴 폴락은 적정기술 운동의 실패를 인도주의적 접근 대문이라고 말합니다. 적정기술 운동은 단순히 빈곤국가에 대한 '기부 방식'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시장(사용자) 중심 기술로 개발해야 함을 폴 폴락은 주장하는데요. 이러한 관점은 적정기술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방식을 부여했답니다.

실제로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기부개념 하에 도구 중심으로 개발된 적정기술 개발품들은 현재 실패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데요. 깊은 우물을 어린이용 회전목마의 펌프를 연결해 오지의 공동체에 신선한 물을 공급한다는 아이디어의 플레이어 펌프는 개발 당시엔 아이들의 놀이를 자연스럽게 물을 길어 올리는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신선한 발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격이 비싸고 마을 아이들이 온종일 펌프에서 놀아야만 물을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밝혀지면서 플레이 펌프의 비효율성의 문제점이 제기됐죠.

폴 폴락은 적정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마음 좋은 기부가의 마음으로 기술을 개발시킬 것이 아닌 냉철한 기업가 마인드로 기술을 개발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급자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 시각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위에서 설명한 적정기술의 기준에 맞춰 수혜대상 현지 주민들의 구매력과 자연환경, 문화적인 요소 등 현실적인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 지세이버

◆ 성공적인 적정기술의 사례 '지세이버' ◆

공급자 중심에서 설계된 플레이 펌프와 달리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거주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은 성공적인 적정기술 상품도 존재합니다. 한국의 온돌 원리를 이용해 몽골의 혹독한 추위를 막아주는 지세이버(G saver)가 대표적인 예이지요. 평균 영하 38도로 내려가는 몽골의 추위를 막기 위해 설계된 지세이버는 현지인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맥반석과 진흙 산화철 등의 물질로 연료를 구성하여 직접 사용자가 만들어 사용하도록 해 비용도 줄이고 기존 축열기보다 열효율성도 높은 적정기술 상품이랍니다.

순서대로 <Life straw>, <항아리 냉장고>, <슈퍼 머니메이커 펌프>, <XO-1 컴퓨터>

​전기 없이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항아리 냉장고, 수원으로부터 쉽게 물을 끌어올릴 수 있게 제작된 슈퍼 머니메이커 펌프,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정보와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된 XO-1 컴퓨터 등 적정기술 개념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지금도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를 생각하고, 사용자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적정기술은 단순한 Technology의 개념을 넘어서 세계를 따뜻한 마음으로 이어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따뜻한 기술, 적정기술의 발전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