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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QT

[영화리뷰]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악하고 악하며 악하고 악하니 모든 이가 악하도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맥 매카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2007년 코엔 형제가 만든 작품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모스라는 인물은 우연히 살인현장과 거액이 담긴 돈가방을 발견하고 순간적인 욕망을 참지 못해

위험한 모험에 뛰어들고, 돈가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살인마 안톤시거는 모스의 움직임을 꿰뚫고 숨통을 조여간다.

이 사건을 추적하는 보안관벨은 뛰어난 수사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맥락도 인과관계도 없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행적을 쫓으며 혼란스럽기만 한다.

 

 

 

 

안톤시거는 복수나 세상에 대한 분노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게 아니다.

그는 길에서 자신을 도와준 사람,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 그를 잡으려는 자와 그가 잡으려는 자 모두를 죽인다.

그는 인간사를 동전에 비유한다.

어디에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으나 계속해서 무수히 생겨났다가 또 사라지고

또 생겨나기를 반복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반짝거리고 깨끗한 동전이든 오래되고 부패한 동전이든 그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거나 사라지거나 아무도 유념치 않는 것처럼,

그 역시 자신이 만나는 무수한 사람들을 그렇게 보고 있다.

부조리하고 극악무도한 상황들로 관객들에게 공포와 불편함을 안겨주는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이처럼 세상이 점점 무서워져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상식과 도를 넘은 이해할 수 없는 폭행과 폭언들이 난무하고,

사람들은 무모할 정도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며, 자신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짜 문제는 세상이 이처럼 계속 나빠져가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성도인 내가 거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끔찍한 거다.

 

 

 

 

 

우리는 자신이 피조물이라는 것과 하나님께 영생을 선물로 받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보다는 각자가 만든 기준과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며,

자신의 끝없는 욕망을 이루려고 매달리고 자존심을 악착같이 붙들고 산다.

그런 모습들을 매일 내 안에서 본다. 바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선을 행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나에게 악이 붙어있다.

나는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나, 내 지체에는 다른 법이 있어서 내 마음의 법과 맞서서

싸우며 내 지체에 있는 죄의 법에 나를 포로로 만드는 것을 본다.

아, 나는 비참한 사람이다. 누가 이 죽음의 몸에서 나를 건져 주겠는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건져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나 자신은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섬기고,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고 있다 (롬 7:21~25)

 

안톤시거가 인간을 동전에 비유했듯 실로 우리 인간의 존재는 미미한 것이다.

다윗은 인간이란 한낱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존재를 위해 신이 자신의 피값을 지불했기에 그 가치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에게 악한 본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스스로를 비참한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다음 구절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건져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 고백이다. 내 안에도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이 악한 욕망과 이기심이 여전하지만

나의 이 죄성을 순간순간 마주하며 내가 죄인임을 깨달음으로써 내가 아니라 하나님만, 오직 십자가만 신뢰하는 것이다.

이 사회와 내 안에 가득 차 있는 악을 볼 때 우리는 괴롭다. 하지만 세상에서 내가 기대고 있는 것들과 나 자신에게

철저히 절망하고 실망하며 우리는 조금 더 피조물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취재 : 양경진 기자

출처 : 오륜교회 그레이스 저널